괜찮은 척하는 게 제일 힘들었는데, 이제 모르는 번호가 떠도 안 떨려요
처음엔 그냥 “한 달만 버티면 되겠지”였어요. 그 한 달이 6개월이 되고, 6개월이 2년이 되더라고요.
남들 잘 때 핸드폰 진동 한 번에 심장이 내려앉고, 모르는 번호는 받을 엄두도 못 냈어요. 엄마가 전화하시면 “별일 없지?” 한 마디에 “응, 괜찮아”가 안 나와서 한참을 아무 말 못하고 있다가 끊은 적도 있어요. 괜찮은 척하는 게 제일 힘들었던 것 같아요.
사실 상담 전화 걸기까지가 제일 오래 걸렸어요. 번호를 눌러놓고 통화 버튼을 못 눌러서 한 시간을 쳐다본 날도 있었거든요. 내가 실패한 사람이라는 걸 누군가한테 말해야 하는 게 무서웠어요.
근데 막상 전화를 걸었을 때, “많이 힘드셨겠어요”라는 한 마디에 제가 전화기 붙들고 울었어요. 그동안 아무한테도 못 했던 얘기가 그냥 나오더라고요.
지금은 모르는 번호가 떠도 안 떨려요. 그게 얼마나 큰 건지, 그 전엔 몰랐어요.